"뮤지컬 연습이 다문화 어린이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요"
아시안프렌즈, 다문화 아동 뮤지컬 워크숍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12일 오후 서울 동작구 사당동의 한 연습실에서는 밖에서 들리지 않았지만 "아아∼아∼아∼앗!"하는 외침이 울려 퍼졌다.
뮤지컬 발성 강사가 "소리를 끌어내어 모아 뭉친 다음 저 2층 객석 끝까지 던져보세요"라고 하자 청소년 열대여섯명이 둥글게 둘러앉아 수영 평형의 팔 동작처럼 목소리를 모아, 손으로 소리를 내던지듯 멀리 뿌리쳤다.
뮤지컬 연습 장면 12일 오후 연습실에서 학생들이 뮤지컬 발성을 배우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아시안프렌즈(이사장 이남숙)가 서울시의 후원을 받아 마련한 다문화 청소년 뮤지컬 '태양을 따라' 워크숍 현장이다.
매주 토요일에 열리는 이 워크숍은 이번이 4회째로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 19) 감염증 탓에 두반으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김봄희 피디는 "정체성 혼란을 겪는 다문화 청소년들이 무대에 서서 관객 앞에서 자기의 목소리를 내고 그걸 들어준다는 것을 체험하면서 '나는 소중하다'는 생각을 갖는다"며 뮤지컬을 배웠을 때 효과를 설명했다.
김봄희 피디 김봄희씨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북한 원산이 고향인 김 피디는 2008년 탈북해 한국에 왔을 때 "매사에 위축되고 의기소침했다"면서 "북한에서 학생 선전대에 활동한 경험을 살려 뮤지컬을 배우고 무대에 서면서 문제를 극복했다"고 말했다.
김 피디는 그 때의 경험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김 모 군은 "뮤지컬을 배운 후 내 말을 똑똑히 전할 수 있게 됐다"며 "노래와 춤으로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 진행이 코로나 탓에 더디지만 김 피디와 강사들은 "학생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생각이 변하고 즐겁게 배우는 자체가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참여해 시나리오를 완성하고, 곡과 안무를 마련해 너덧차례 더 연습한 다음 11월 7일 성암아트홀 무대에 오른다.
이남숙 아시안프렌즈 이사장은 "학생들이 서로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고, 신체적 정서적 활동으로 올바른 자아 존중감을 갖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다문화 청소년들의 경험을 연극 치료적 요소로 안전하게 풀어낸다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고 말했다.
tsy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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