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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히말라야 산간오지 초등학교에 책주머니와 학용품 지원


아시안프렌즈는 교과서 외에는 단 한 권의 책도 읽은 적 없는 네팔 히말라야 산간오지 소수부족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기 위해 벽걸이형 책주머니를 지원하기로 하고 온라인 모금을 하였습니다.

아시안프렌즈를 돕는 협력가 정연희 님 가족이 지난 1월 말 현지로 떠나 보름 동안 8개 초등학교를 방문하여 책 주머니와 학용품을 전달하고 돌아왔습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나눔과 봉사를 실천하신 김재건 님의 글을 소개합니다.


네팔 벽지학교 지원 사업으로 네팔로 가족 모두 가게 되었다. 아시아프랜즈의 후원과 개인 분들의 고마운 마음으로 구입한, 문구류와 가방, 벽걸이형 책주머니와 도서(네팔 현지에서 구매)를 가지고 네팔에 도착했다. 설레이는 마음과 열악한 환경에 대한 두려운 마음을 가지고 일정을 시작한다. 목적지는 수도 카트만두에서 비행기로 1시간 30분, 다시 자동차로 4시간을 가야 하는 '사마르마타 국립공원' 근처 상카사바 지역의 고산지대 마을이다. 비포장 산길을 달려 3시간만에 강에 도착했다. 강의 다리는 너무 좁고 약해 자동차가 건널 수 없다. 사람들이 직접 짐을 지고 다리를 건너고, 다른 차에 짐을 다시 싣고 출발한다. 집에서 출발한 지 50여시간만에 마을에 도착한다. 도착 후 마을분들과 학교에 가져갈 학용품들을 분류 정리한다. 아이들에게 문구를 준다는 생각에 마을분들도 너무나 즐겁게 일을 돕는다.



새벽밥을 먹고 학교를 찾아갈 준비를 한다. 높은 산 구석 구석에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보니, 학교도 높은 산 꼭대기 근처에 드문 드문 위치해

있다. 트럭에 학용품을 싣고, 도로가 있는 산중턱까지 이동 후에, 짐을 메고 등산을 해서야 학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첫번째 학교는 전교생이 20여명의 초등학교다. 교통 인프라가 너무 취약해서 얼마 되지 않는 짐을 이동하는 데 예상보다 훨씬 많은 노력과 비용이 필요하다. 진흙으로 만들어진 조그만 학교에는 20여명의 초등학생이 생활한다. 시설이 열악할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참으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많이 열악하다. 전등도 없는 교실에서 창문을 열어 들어오는 햇빛을 가지고 공부를 한다. 우리가 도착한다는 소문에 온 마을 사람들이 나와 행사에 참가한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는 것이 좀 멋쩍다. 학용품과 간식을 받고, 너무 행복하게 웃고 있는 아이들, 또 그런 아이들을 보며 행복해하는 마을 주민들... 환영과 감사의 꽃목걸이를 우리 목에 걸어주는 아이들과 마을주민들, 행복한 아이들의 웃음, 기증행사는 순식간에 흥겨운 마을 축제가 된다. 사실 별 거 아닌 선물인데 이렇까지 고마워하고 행복해 하다니 되려 미안해지려고 한다. 이렇게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준비할 때 좀 더 성실히 준비할 걸 이라는 후회가 되기도 한다.





두번째 학교는 완전히 산 정상에 있는 초등학교다. 택시를 타고 30분 정도 가서, 1시간 이상 산을 올라야 한다. 혹시 고산병이 걸릴까, 아주 천천히

한 걸음씩 걸어 올라간다. 학교는 산정상 부분을 깎아 학교 부지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학교 운동장 밖은 바로 낭떨어지다. 현지인에게 물으니 대부분의 학교가 깊은 산속에 산을 깎아

만들었다고 한다. 이 학교도 마을 잔치다. 동네 사람들이 모두 나와 구경을 한다. 마을 청년들이 벽걸이 도서관과 책을 너무 신기하게 바라본다. 이 마을 사람들 대부분이 교과서를 제외한 책을 한 번도 읽은 적이 없다고 한다. 마을 청년들은 너무 즐거워하며 벽걸이 도서관을 설치한다. 교사와 마을사람들을 위해 제공한

성인도서보다 그림책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 것 같다. 학용품을 나누어 주자, 너무나 소중하게 가슴에 꼭 끌어안고 있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니,

내가 이 자리에 있다는 것이 너무 고맙게 느껴진다. 물질적으로만 보면 아주 작은 선물인데, 이렇게까지 행복하고 고마워해주다니 몸둘 바를 모르겠다.


지역의 거점 학교로 간다. 초,중,고등학교가 함께 있는 학교로, 전산실과 양호실, 도서관도 있는 정말 큰 학교(그래봐야 우리

나라 시골 분교 크기)다. 학교장은 자랑스럽게 학교를 소개해준다. 지붕에 태양광 발전시설과 컴퓨터도 10여대가 있다. 도서관은 도서 박물관에 가까워 보인다.얼핏 봐도 내 나이 이상은 될 것같은 책들만 있다. 그러던 중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양호실, 도서관, 컴퓨터실, 교무실, 간이식당에는 모두 전등이

설치되어 있는데, 학생들이 공부하는 교실 어느 곳에도 전등이 설치되어 있지 않다. 한낮에 도착했지만, 날씨가 흐리니 교실은 컴컴하기만 하다. 태양광 전등이라도 달아주어야 하는

것인가?

그 주변 마을에서 가장 크고 시설이 좋은 거점 학교인데도 교실에 전등이 없다니 뭔가 마음이 좀

씁쓸하다. 도서 지원 만큼이나 교실내 전등 설치와 안정적 전기 공급이 정말 중요하게 느껴진다.



고등학생들의 상대로 성교육 특강을 진행한다. 자신의 몸과 이성에 대해 매우 진지하게 들으며

참여를 한다. 아이들에게 장래 희망에 대해 묻는다. 상당히 많은 아이들이 EPS(한국어 능력

시험)을 통과해 한국에 일하러 가는 것이 희망이라고 말을 한다. 우리가 네팔 학생들을 지원한다지만, 어떤 방식으로 어떤 수위까지 지원해야 할지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된다.




총 8개 학교에 학용품을 지원하고, 다시 카트만두로 돌아간다.

여기서 받은 환대는 나를 위한 것이 아니고, 지원해 주신 모든 분들이 받아야 할 환대라 생각한다.

또한 1회성 지원이 아닌, 안정적이고 지속적이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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